
1층 남자방에는 2층침대 세개와 온돌방에 8명이 잘수 있게 이부자리가 놓여있다. 샤워실, 화장실 따로 있고 2층을 올라가면 카페같은 곳이 있다. 시설과 전망모두 좋다.
게스트하우스라고 하면 여행 중 모르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술도 한잔 걸치면서 하룻밤 즐겁게 얘기하고 놀다 가는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막상 가보니 역시 모르는사람들끼리, 그 것도 남자들끼리는.. 아주 붙임성있는 성격이 아니면 친해지기가 힘든가보다.
전 날 사장님이 저녁식사 후 막걸리 한잔 씩 돌린다고 2층으로 올라오라고 하셨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자버렸다. 아마 그 시간이 내가 생각하는 그 시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기분도 후지고.. 몸도 피곤한 걸.. 별로 즐기고 싶지 않았나보다.
전 날 다리에 썬크림을 안발랐더니 종아리 살이 익어버렸다. 얼굴도 새카맣게 타고 있고 슬슬 거지삘(?)이 나기 시작하던 날이다. 시원한 아침바람을 맞으며 출발 준비완료.
셋째날 목적지는 표선해수욕장. 애초 출발전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비행기, 자전거만 예약하고 왔기 때문에 여행 중 숙소위치같은 것은 당일날 결정해야 했다. 오히려 걱정없이 달릴 수 있어서 좋은 점도 있었지만 해지기 직전이 되면 살짝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번 여행이 제주도 방문은 세번째다. 2004년 고등학교 수학여행, 2007년 회사에서 워크샵, 2010년 하이킹.. 그러고 보니 3년마다 한번씩 다녀온 꼴이 되기는 한데, 사실 이전에는 그저 따라다니기만 해서 어디가 어딘지도 잘 몰랐다. 차를 타고 이동해서 그랬을수도 있지만, 하이킹을 하면서 제주도 지리가 점점 익숙해 지는 것만 같았다. 해안도로와 일주도로를 따라 다니면서 전에 왔던 곳이 나오면 '아~ 여기가 그 때 왔던 거기구나' 라며 와닿는 그 반가움, 예전에는 생각없이 지나쳤던 곳 들이 기억속에서 되살아 나는 것만 같았다.
아무튼.. 이 날은 아침부터 비가 많이 왔다. 중문에서 천지연폭포까지 쭈욱 달린다음 비빔밥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맛은 별로.. 폭포를 둘러보면서 잠깐 휴식을 취하는데 왠지 내가 너무 처량해보이는거다. 대부분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와서 사진찍고 즐겁게 여행하는데 나 혼자 이게 뭐하는 짓인가 생각도 들고.. 비도오고 마음도 우울해지는 시간이었다.

다시 남원으로 향했다. 해안 도로 곳곳에 저렇게 돌이 많이 올려져 있었다. 나도 하나 살짝 올려놓고 가지고온 라면을 생으로 먹으면서.. 다시.. 외로워졌다 =_=
다음 부터는 표선까지 특별한 일(?) 없이 쭈~욱 자전거를 탔다. 도착하니 5시 가량.. 근처에 마땅한 게스트하우스가 없어서 안내센터에 전화해보니 성산아니면 아까 지나쳐온 와하하 밖에 없단다.
조금 고민했다. 5시에 숙소 들어가자니 할게 없는 것 같고 성산까지 가자니 너무 멀고.. 어쩔수 없이 일정이 넉넉한데 이 날 성산까지 가버리면 다음날에 거의 다 돌아버릴 것 같아서 와하하 게스트하우스로 전화해서 한자리 맡아달라고 한 후 표선해수욕장에 잠시 발만 담그러 갔다. 모래사장인데 갯벌처럼 물이 저 ~ 만큼 빠져있었다. 그래도 이뻤다.

표선오는 길은 용암들이 굳어서 너무 멋진 해안가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바닷가에서 태어난 놈이라 바다를 봐도 별다른 감흥같은 건 못느끼는데 제주는 너무 특별했다. 물이 투명하게 맑은탓인지 에메랄드빛 바다색이 너무 신기했다.

이 날도 게스트하우스에서 샤워하고 간단히 짐정리 후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어디 학교에서 놀러왔는지 여러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드느라 밤늦게까지 잘 못잤지만.. =_=.. 단체로 놀러왔으면 펜션이나 콘도를 잡아야 하는거 아닌가? ㅈㅁ.. 와하하펜션인줄 알았네..
이 날 쓴돈
천지연폭포에서 먹은 비빔밥 5,000원
천지연폭포 입장료 2,000원
패밀리마트 간식 3,300원
와하하 게스트하우스 15,000원
총 25,300원